2/11/2004

역마살

한때 나는 어쩔 수 없는 homebody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여행을 가거나 출장을 가서도 문득 어느 가정집 창문으로 새어 나오는 연한 전등불빛을 보면 그 아래 한 가족이 모여 앉아 저녁을 먹는 모습이 연상되어 집에 가고 싶은 생각만 간절하곤했으니까....

하지만 16일의 일정으로 유럽여행에 나선 지영언니가 시도때도 없이 날려대는 문자메시지

'숙소가 레알 마드리드 근처인데 지단한테 싸인받았다'
'지금 톨레도 매니저랑 성당 chapter hall에서 춤 췄어'

에는 있는 줄도 몰랐던 역마살이 다시 고개를 드는 기분이다.

아 어디론가 나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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