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7/2003

Kill Bill Vol 1에 대한 횡설 수설



- 바야흐로 동양적인 소재가 헐리우드를 휘어잡기 시작했구나. 쿠엔틴 타란티노가 원래 홍콩 왕가위 감독의 작품에 심취한 사람이니 특별할 건 없지만 이번엔 대사까지 일본말로 쓰다니…

- 금발의 우마 서먼이 쓰는 서툰 일본말이야 그렇다고 쳐도 루시 리우의 일본말은 정말 어색하다

- 타란티노는 정말 동양적인 코드에 집착하는 듯. 고고의 캐릭터 (칼에 달린 매화꽃 모양 액세서리와 교복차림에 하얀 운동화를 보라)도 그렇고, 대나무를 휘어 2층 난간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우마의 모습은 마치 성룡 영화를 보는 듯. 참 우마의 그 노란색 옷도 정무문에 나온 이소령의 옷이었지. (정무문이 아니라 사망유희란다..)

- 수많은 오엔의 부하들을 칼 한자루로 물리치는 모습은 끝도 없이 복제되어 달려드는 스미스 요원을 물리치는 네오에 대한 오마주인가?

- 중간의 애니메이션과 흑백 그리고 실루엣 부분은 잔혹감의 수위를 낮추기 위한 감독의 배려?

- 폭력이 극단으로 가니 차라리 덤덤해지더군.

- 아까 영화 게시판에 갔더니 여배우에게 동침을 요구한 Q감독이 쿠엔틴 타란티노가 아니냐는 우스개가 있더라구.(쿠엔틴 감독, 사실인가요? ^ ^)

나로서는 오키나와의 칼 만드는 사람이 칼을 주면서 해준 말이 기억에 남는다.
영어 자막으로는 If you encounter the god, the god will be cut 이었다.
아마 이 얘기를 하려고 했던 거 같은데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 부모를 만나거든 그들도 함께 베어라. 그 때에야 너는 절대로서 진정한 자유를 구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불교와 선에서 뼈를 깎는 자기 훈련을 통한 깨달음을 얘기하는 거라고 들었는데 이 때문에 타란티노 감독이 그토록 폭력에 집착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그는 이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를 만들고 무슨 깨달음을 얻었단 말인가?

11/26/2003

Kill Bill

간만에 영화 보러 간다.
백수인 재숙언니 때문에 아무래도
운동하러 가기 힘들 거 같다. 휴...

11/25/2003

여의도(?) 키드의 생애

스스로 TV광임을 자인하는 Lea 못지 않게 나도 TV 광이다. 오죽하면 신방과 내에서도 걸어다니는 TV Guide라는 말을 들었을까…

여기선 TV를 보는 것만도 상당한 주의 집중력이 요구 되기 땜에(이유는 말 안해도 아시리라…슬픈 외국어) 서울에 있을 때보다 훨씬 그 집착도가 줄어 들긴 했지만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요상한(?) 프로그램들이 꽤 있어서 나름대로 TV 보는 재미를 준다.

Are you hot?

이건 American hottest people을 뽑는다는 미명하에 벌어지는 일종의 경염대회인데 남자 여자들이 수영복차림으로 입장하면 남자 둘 여자 한명으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들이 얼굴, 몸매 그리고 성적매력 3분야를 10점 만점으로 채점한다. 미스코리아처럼 지성과 외모를 겸비한… 어쩌구의 허울이 없으니 대회 참가자들과 심사위원들간에 오고 가는 대사도 무지 노골적이다. (스폰서가 콘돔 회사니 오죽하랴)
'너 엉덩이가 너무 납작한 거 아니니?'
(프리젠테이선 할 때 쓰는 레이저 포인트로 뱃살을 지적하면서)'이 살은 머니?'
하지만 심사위원들이 까다롭기만은 한 건 아니여서 어제 방송분에서는 여자 심사위원이 한 흑인남자(학교 선생님이라네)에게 다른 소리 한 마디 없이 Ten, Ten, Ten을 외치기도 했댄다.
(개인적으로 나는 사회자가 맘에 들던데..^ ^)

Bachelor

글쎄 이건 공개구혼 프로그램?
지금 나오는 Bachelor가 3대인데 거기서 최종으로 뽑힌 상대와 아직까지 만나고 있는 사람이 없는 걸 보면 공개연애행각보여주기 프로그램이라고 보는 게 낫겠다. (아참 그 중간에 한번 트리스타라는 여자가 주인공으로 나와서 기왕의 형식과는 반대로 남자 후보들 중 한 명을 고르던 적이 있는데 그때 최종적으로 낙점된 fireman과는 결혼한다고 하니 역시 여자는 절개인가?)
남자 하나를 두고 한 떼의 여자들이 노골적으로 서로 시기 질투를 일삼는 걸 보자니 과학문명이 아무리 발달을 해도 인간의 정신세계가 깊고 넓어지는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웃긴 건 여기 나오는 여자들이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말하는 코너가 있는데 상당수가 '이번 기회에 좋은 여자 친구도 사귀고…'란 식으로 얘기하는 거다. 그래 놓고 나중에 머리 끄댕이 잡고 싸우기는….
몇번의 round를 거쳐서 후보 둘만을 남기는 semi-final에서는 그간 떨어져 나갔던 모든 후보들이 참석해서 home coming day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그때 우리의 주인공 남자가 과연 몇 명의 여자와 키스를 했고 동침한 여자는 몇 명인가 하는 통계치도 발표한다. 그 때 서로 서로 얼굴 보면서 좀 겸연쩍지 않을까?

Fear Factor

공포를 극복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지만 바퀴벌레를 먹는다던가 오징어가 가득한 물탱크에 들어가 바닥에 깔린 돌 원반을 주워 올리는 게 과연 공포를 극복하는 모습인가 싶을 때가 있다. 적어도 나한테는 돈에 미친 인간군상들을 보는 듯 하다.

이 외에 Amazon Survival 도 있고 지금은 안하지만 Temptation Island라는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6명의 커플을 남자 여자 갈라서 각기 다른 섬에 보내고 남자들이 있는 섬에는 애인을 찾는 12명의 여자들을 여자들이 있는 섬에는 역시 애인을 찾는 12명의 남자들을 넣어 서로 얼마나 유혹에 견디는가를 시험한다. 결과는 대부분 원래의 커플에게 돌아가는 거지만 과연 방송후에는 과연 이올씨다.

호주에서 방금 돌아온 재숙언니의 따끈따끈한 정보에 의하면 다섯명의 게이 남자가 한명의 스트레이트 남자를 외모서부터 집인테리어, 취향까지 완전 개조해 새 남자로 태어나게 하는 프로그램도 있댄다. 차라리 이게 더 건전하고 재밌지 않을까 싶은데 여긴 언제 들어오려나?
또 다른 인생역전

이런 식의 인생 역전도 생각해 볼 만 하군

동생아. 다연이 잘 키우고 있어라. 김향기 버금가는 아역 모델로 키워 후일을 도모해 보도록 하자.
Selamat Hari Raya Puasa!

오늘은 싱가폴의 국경일, 하리 라야.
해가 있는 동안에는 입에 물도 대지 않는다는 라마단 fasting month가 끝나는 날이다.
무슬림 최대의 명절이라 오늘은 회사 캔틴도 문을 닫아
하는 수 없이 출근길에 주유소옆 편의점에 들러서 아침으로 치킨 바게트 샌드위치와
스터벅스 프라프치노 병에 들은 걸 하나 샀다.

다 좋은데 이 스터벅스 프리프치노는 왜 이리 단 거야.
머리가 다 지끈 지끈 아프네

11/24/2003

England!

토니가 무지 기뻐하겠군.

잉글랜드, 럭비 월드컵 챔피언

(주) 토니는 싱가폴 C모 피트니스 클럽 Intro스텝 강사로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일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알고 보니 영국 사람이었다.
총량불변의 법칙

아마 먹는 양에도 총량 불변의 법칙이 있나봐.
주위에서 누가 다이어트를 하면 대신 내가 더 먹어줘야 하는 거...
분명 있을거 같아.

11/23/2003

그녀가 돌아오다

재숙언니가 돌아왔다.
구리빛 피부와 노란색 머리카락(염색을 했댄다)
한국음식을 먹이려고 여기 저기 한국음식점을 찾아 다녀봤는데 10시가 넘어 결국 밥은 못먹고 한국음식을 하는 술집에 가서 골뱅이와 사리 그리고 계란찜으로 요기를 하다.

그래도 언니, 내가 맥주까지 사줬으니 곡기도 채워준거유.

11/21/2003

별자리로 보는 우리아이 성격 & 육아법

....에 의하면 게자리가 이렇다는군.

장점 - 감수성이 풍부하다, 사람들에게 친절하다, 모성본등이 강하다, 가정적이다
단점 - 소극적이다, 억지를 부린다, 사소한 일에 집착한다, 변덕이 있다 (오예)

좋아하는 것 - 어리광부리기(실로?) 맛있는 음식(끄덕끄덕), 자기 물건, 저금통 인형
싫어하는 것 - 거절당하기, 불안한 상황, 자기보다 다른 아이와 더 친한 친구(스토커가 되는 건가나?), 딱딱한 의자

혹 다른 별자리가 궁금하신 분들은 개인적으로 연락바람.

11/19/2003

Eye of beholder



어짜피 소니의 황금수갑은 찬거니까 PDA도 이걸로?

11/14/2003

어린 손님들

어제 드디어 지모여인 집에 와 있는 어린 손님들과 조우하다.
올해 9살과 7살 이라는데 말하는 게 장난 아니다.
벌써 어록까지 생겼다.

'그래서, 이모는 아줌마 소리 듣기 싫어서 결혼 안 할거에요?'
'이모도 애 나아서 한번 키워보면, 얼마나 정신이 없는지 아실 거예요'
'이모, 큰방 화장실이 쪼오끔 고급스러워 보인다. 난, 고급화장실에서 세수할래'

둘을 보고 있자니 영현이 민현이가 생각났다. 큰애는 영현이처럼 약간 의뭉스럽게 자기 할 일 하는 타입이고 작은 애는 민현이처럼 타고난 애교에 발칙(?)한 어휘를 구사하는 것까지 비슷하다. 언니들 말을 들어 보니 원래 어느 집안이든 둘째가 야시시하게 애교 떨어 사랑을 받는댄다. 그러고 보니 그런 케이스들이 꽤 있다. 민현이가 그렇고 내 동생이 그렇고… (지금 보니 예외도 있군. 민정 민선 자매는 쌍둥이라 그렇다고 치고 성상도 둘째 아닌가?)

하여튼 내가 어제 놀랐던 건 지모여인이 한국식당 설악을 찾기 위해 클라크 키를 동분서주하고 있을 때 우리는 트라이쇼 (자전거로 끄는 인력거) 옆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9살이라는 큰애가 트라이쇼 옆에 붙어 있는 Capacity : 2 adults라는 팻말을 보더니 '어른 둘이 탈 수 있대요' 하는 거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3학년의 영어실력이 이 정도라니…
나는 중학교 1학년 때야 Bongo를 읽으면서 '아 알파벳이 이렇게 해서 말이 되는구나'하고 천지가 개벽(!)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는데… 허험.

그나 저나 우리 영현이는 영어 공부 하고 있나?



안닮은듯 닮은 자매, 영현 & 민현
All Look Same

오늘 재밌는 사이트를 발견했다.
All Look Same
한국사람 중국사람 일본사람을 얼만큼 정확히 구별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테스트가 있는데 예상외로 나의 score는 만점 18점에 8점이다. 친절하게도 이 사이트는 나의 점수와 함께 다른 이들의 평균이 7점이란 것도 알려준다. (사실 그 7점에는 우리가 원숭이를 구별 못하는 것처럼 동양인들을 잘 구별 못해내는 서양인들도 있다는 걸 감안해 볼 때 동양인으로서 8점이란 정말 낮은 수치이다)
내가 오차드 거리를 다니면서 이 3국 사람을 구별 못해낸 적이 없는데… 내가 시험보다 실전에 강한 타입이었단 말인가?

하여튼 내가 동양 3국인들을 구별하는 방법은 대충 이렇다. (미리 말해두지만 No offence! Nothing personal. 생각해 보니 여기 들어와볼 중국사람이나 일본사람이 없으니 혼자 오버하는 거네)

중국사람 – 옷차림이 깔끔해도 머리는 떡져 있는 경우가 많다. 손톱이 길다.
일본사람 – 치열이 고르지 못하다. 눈이 가늘다. Shaggy 스타일의 머리를 한 여자. 3국 중엔 그래도 가장 핑크에 가까운 피부색. 눈웃음

그리고 한국 사람은?

훨씬 간단하다. 저 사람이 한국사람인지 아닌지는 굳이 생각해 볼 필요가 없다. 그쪽에서 먼저 나를 알아 보고 뚫어져라 쳐다보고 지나가므로 그런 사람이 있으면 한국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생각해 보면 우습다. 웃음기 하나 없는 표정으로 서로를 노려 본다. 서로 절대 먼저 인사 하지 않는다. 지나치는 순간 동행들에게 '쟤 한국사람이지?'하고 쑥덕인다.

사실 외국에서 같은 한국인을 만난다는 건 익명성이 주는 은밀한 즐거움을 다소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는 건 나도 이해하지만 갑자기 다른 나라 사람들도 그런 기분을 느끼는지 궁금해지네.

11/12/2003

차차차

어제 잠들기 전에 들춰 본 그 옛날적 '세계를 간다' 싱가폴 편
나도 몰랐는데 거기 일본식 야키도리집 Nanbantei 소개도 있었고
Holland Village에 있는 유명한 멕시칸 음식점 Cha Cha Cha 소개도 있네.
미리 알았으면 더 괜찮은 손님 접대를 할 수 있었을텐데…

하여튼 이제부터라도 잘 하자.
해서 오늘은 싱가폴 음식기행 2탄!
멕시칸 음식점 Cha Cha Cha
백인들(여기 로컬애들말로는 앙모라고 한다)이 모여사는 걸로 유명한 홀랜드 빌리지에 위치.
퀘사딜라, 화히타 등을 쇠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등으로 주문할 수 있는데 먹어 본 바에 의하면 쇠고기가 제일 맛있다. 멕시칸 음식이니 마르가리타도 시켜서 같이 마셔보자.



덧붙이는 말 – 홀랜드 빌리지엔 마치 미니 유엔처럼 다양한 국적의 요리집이 많은데 그 중 타이익스프레스(태국음식점) Lebanese Cuisine (레바논 등 중동 음식) 그리고 Al Dante와 S pizza (이태리 음식점) 등도 훌륭하다. 한번에 한끼 밖에 먹지 못하는 게 아쉬울 정도.
참 그 옆에 Export Fashion에는 이웃나라 말레이시아에서 OEM으로 생산하는 GAP과 바나나 리퍼블릭의 옷들을 싸게 팔고 있으니 소화도 시킬 겸 한번씩 들러 보는 것도 좋겠다.

11/11/2003

오늘 잠수탄다

아침부터 조짐이 이상해.
난데없이 새벽에 까마귀가 울어대고
예정보다 이틀 빠르게 그날이 오고
아침부터 일이 몰려든다.

이런 날은 역시 복지안동 아니 신토불이 작전으로....

11/10/2003

설레는 하루 만들기

매일 아침 출근해서 간밤에 온 메일을 체크하고 나서 꼭 가보는 사이트가…
여러군데이다. - - ;
그 중에 하나가 Joins Today인데 사이트 부제가 '설레는 하루 만들기'래서 book mark에서 찾아 들어올 때 마다 가슴이 쿵하곤 한다.
아 정말 설레는 맘으로 하루를 시작한지가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그 조인스 투데이에 실린 오늘의 시를 퍼본다

<만족>

내가 나에게
끊임없이 불만족한
나는

그 불만족을 통해
끊임없이 만족한 나를
만든다

나의
부족함은 만족함이거나
나의 만족은 불만족이다

그것이
오늘
나를 살아있게 한다

-정 유 찬-

11/07/2003

썰렁한 프리챌

최근 블로그의 열풍으로 인해 가장 많이 피해를 본 쪽은 '프리챌'이 아닐까 싶다.
한때 최강의 커뮤니티 사이트로 군림했었는데 오늘 오래간만에 프리챌에 있는 고등학교 동기 모임에 들어가 보니 세상에! 게시판 첫페이지 목록에 지난 8월달 글이 버젓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오늘이 벌써 11월 하고도 7일인데…
(그럼 상대적으로 반사 이익을 본 쪽은 역시 네이버?)

아무리 활발히 운영되는 커뮤니티라고 해도 정말 활발히 글을 쓰는 사람은 몇 명일 때가 많으니까 커뮤니티 속에서는 침묵하고 있던 개개인들이 blogger라는 이름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이니 긍정적인 현상이겠지?
사실 블로그라는 형태는 기존의 홈페이지라는 것과는 다르게 어찌되었건 owner의 일차적인 log가 없이는 운영하기는 힘들다. (한때 홈페이지라고 대강 뚝딱뚝딱 만들어 꽁짜로 주는 게시판 연결해 놓고 지인들에게 글쓰기를 강요(!)하며 운영해 본 적도 있어서 말은 아니지만…- - ;; 실제 어찌저찌 운영은 되었었다.)


침묵하던 다수가 적극적으로 발언대에 나서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Communication 학도였던 사람으로서),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소수의 폐쇄된 사람들이 오로로 알공달공 서로의 속내를 내보이며 주고 받고 하던 그때가 사실 그립기도 하다. 아무래도 blog란 open to everybody이니까 무의식적으로 self censorship이 발동하게 되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머 내 blog가 사방팔방 유명하다는 애기는 절대 아니고...)

그러니 얘들아.
가끔씩 옛날 생각하며 요기도 이용해주렴

11/06/2003

독수리공방 첫날의 달라진 것들

1. 에어컨을 안틀어도 집안이 시원하다
2. 샤워하고 덜 마른 척척한 몸에 옷을 꿰어 입지 않아도 된다
3. 그리고 이건 정말 알 수 없는 현상인데....

등이 가렵기 시작하다 - - ;;
조카가 딸보다 이쁜 이유



이렇게 고개도 못 가누는 애기 였는데(지난 6월 26일이 첫돌) 오늘 동생한테서 온 메일을 보자.

요즘 다연인 숨바꼭질에 재미들렸고,
오빠네집에서 가져온 미끄럼틀도 얼마나 잘 타는지....
또, 자기가 좋아하는 곰돌이인형한테 밥도 먹이고 기저귀도 갈아주고, 어부바도 해준단다. ^^;
언니방에 바둑이 사진과 나란히 있는 언니사진보고 이모라고 가리키기도 하쥐~
아주 기특하지 않냐?


글쎄 내가 실제로 딸을 낳게 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다연이 만한 애가 나올 거 같지는 않다. 조카가 딸보다 이쁜 이유는 언제든지 돌려보낼 지네 집이 있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11/05/2003

그가 온다!

오늘 Matrix Revolution의 전세계 동시 개봉과 함께 Neo가 온다.
하지만 우리 사무실엔 이보다 좀 빠르게 지난 금요일 Neo와 Trinity가 다녀갔다던가?



11/30 회사 할로윈 행사에서 매트릭스 복장으로 차려입은 젊은 오빠(Last name이 Young이다)와 트리사

11/04/2003

흐릿한 그림자

'하지만 말야, 아저씨'
'네'
'생각해 보니까 그 가운데서도 제일 이상한 것은 누가 뭐래도 아저씨야. 그래 나카타 상이라구. 왜 아저씨가 이상하냐 하면 음, 아저씨는 나라는 인간을 바꿔버렸기 때문이지. 불과 열흘 동안에 나는 엄청나게 변했어. 뭐라고 할까, 여러 가지 주위를 보는 눈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 지금까지 그냥 대충 보던 것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구. 지금까지 조금도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음악이 묵직하게 마음에 스미는 거야. 그리고 그런 느낌을 누군가, 비슷한 것을 알고 있는 사람과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거든. 이런 일은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야. 그래서 말인데 왜 그렇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니까 그것은 내가 줄곧 나카타 상 옆에 있었기 때문인 거야 그리고 나카타 상 눈을 통해 사물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라구…'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 중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이상한 사고로 인해 '마치 욕조에서 마개를 뽑아 버린 것'처럼 기억과 지식, 습관 그리고 추억까지도 잃어버린 할아버지 나카타 상을 만나 달라졌다는 호시노 청년의 고백은 이 책을 읽고 난 저의 감상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1. 시코쿠엔 정말 고무라 도서관이 있을까?
2. 소설가는 소설만 쓰고 수필가는 수필만 써야 될 거 같아
3. 하루키는 정말 책을 많이 읽었더구만. 역시 세상엔 쉽게 이루어지는 일은 없어
4. 오시마 상의 묘사를 보고 윤상을 떠올렸는데 저런, 그런 비밀이 숨어 있었다니
5. 하지만 이번에 나도 한번 베토벤의 피아노 3중주 '대공'을 들어볼까?
6. 나카타 상의 흐릿한, 반 밖에 없는 그림자는 이해가 되는데 왜 사에키 상의 그림자도 그래야 했을까?
7. 이 세상은 메타포라는데 나는 어떤 메타포에 살고 있는 걸까?

그나 저나 말입니다. 이제사 고백이지만 사실 첨에 블로그 시작할 때 아무 생각없이 존대말로 시작했는데 매일 존대말을 쓰자니 점점 불편하고 어색해요.
중간에 암말 않고 바꿔 보려 했으나 그건 또 아닌 거 같고 해서… 이제 만방에 공표하고 반말(!)로 지껄여 보려고 합니다. 그게 싫으신 분들은 저에게 돈이나 꽃다발을 들어 마구 던져주세요.. 아니 마구 던져라!
칫!

고대하던 투란도트는 예매를 미루다 어제 알아보니 이미 매진,
내일이면 애들 둘은 서울로 떠나고,
지모여인은 주말에 손님이 3팀!

호젓한 주말이 되겠는 걸

11/03/2003

지지궁상 일요일

오전에 예배를 끝내 놓으면 오후엔 먼가 거창한 일이라도 할 줄 알았답니다.
그래서 12시 45분에 시작해서 거의 2시에나 끝나는 3부 예배를 마다하고 아침부터 일찍 서둘러 11시 30분에 시작하는 2부 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 제가 가는 싱가폴 한인교회 3부 예배에는 한 300명은 모여 예배를 드리는 규모이기 때문에 2부 예배는 그 정도는 안되더라도 한 백명은 들꺼야 하면서 찾아 갔는데 아니 이럴수가! 달랑 20-30명이 목사님을 향해 의자를 둥그렇게 모아 놓고 앉아 있지 않겠어요?
알고 보니 3부 예배와 같은 시간에 성경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교사들을 위한 특별 예배 성격이 강한 곳이더라구요. 거길 교인으로 정식 등록도 안한 저희가 떡 하니 앉아 있었던 것도 웃기지만 설교를 담당하신 이문장 목사님도 그날이 2부 예배는 처음이셨나봐요(교회에 목사님이 한 6분 계시거든요). 이것 저것 순서에 무지 어색해하시는 모습에 지영언니가 저를 향해 '목사님도 첨이신가봐' 했더니 목사님이 '네 제가 2부 예배는 첨이라…'하고 대답을 하시지 않겠어요?
하지만 평소 우리가 호감을 가지고 있던 목사님을 그렇게 가까이서 뵐 수 있었던 건 아주 좋은 기회였어요. 매주 화요일 저녁에 이문장 목사님이 하시는 성경공부반이 Upper Bukit Timah에서 있다는데 거기도 다녀볼까 생각중이랍니다. (만리 타국에서 뻗치는 이 신앙심!)

그리고 2부 예배의 좋은 점 또 한가지!
Far East Plaza에 있는 야끼도리 전문점 Nanbantei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다.
사실 이집 야끼도리와 오차즈께가 유명하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3부 예배를 드리고 오면 이 집이 2시 반에 점심 영업을 마감하는 탓에 지금껏 한번도 그 명성을 확인할 길이 없었는데 2부 예배를 드리고 오니 가뿐하게 12시 45분. 사실 아침에 먹은 토스트가 식도에서 내려가지도 않았지만 보무도 당당히 우리는 Nanbantei로 들어갔습니다.

입구의 휘장(이걸 일본말로 머라고 하더라)을 헤치고 들어가니 찜질방 불가마를 연상시키는(!) 구이화로가 있고 그 주위를 둘러싼 바가 하나, 그리고 테이블이 4개 달랑 있는 무지 좁은 식당입니다.
우선 시샤모와 돼지고기 마늘양념구이 그리고 치킨 윙과 오차즈께 하나를 시키고 따라주는 녹차를 마시며 가슴을 두근거리고 있자니 키 큰 아저씨가(일본인으로 보임) 안쪽에서 무대에 입장하는 가부키 배우처럼 입장! 이것저것을 꿴 꼬치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입장도 범상치 않았지만 이 아저씨 꼬치에 소금 뿌리는 것도 예술입니다. 엄지와 검지, 중지 3손가락만을 이용해 소금을 뿌리는데 정확히 45도 각도로 소금이 뿌려집디다. (이쯤에서 한국에서 온 잡지 기자인데 이집의 명성을 듣고 왔다. 사진 좀 찍게 해달라고 하고 사진 좀 찍을까 했는데 예상하시는 데로 마침 그때 구이가 나오는 바람에 먹느라 사진이 없다 - -; )

맛은.. 이루 설명할 수가 없어요. 적당한 소금기와 파삭함 그리고 직화구이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그 원초적인 맛. 마침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를 읽던 중이라 장어구이도 시켰는데 (일명 우나기 구루구루. 이름도 재밌다) 나카타 상이 좋아할 만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머 그 다음은 정말로 지지궁상의 일요일 오후입니다. 영어 실력을 어떻게 개선(!)해 볼까 하고 Borders 가서 책을 한 권 사고 NTUC가서 일주일 먹을 장을 보고 돌아왔어요. 돌아 오는 길에 보니 Orchard엔 벌써 크리스마스 단장이 한창이더군요.


아직도 녹음은 짙고 여름의 한 가운데인 거 같은데


길가엔 산타클로스 장식이 세워지고 있는 걸 보니 가슴이 다시 금즉.

아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먼가 하긴 해야 될텐데…

하지만 누가 머래도 오차드 거리의 산타클로스는 영 어색하다구요!